2015. 8. 19. 06:20

마약중독 치료를 바라보는 시선

마약중독 치료를 바라보는 시선


오늘은 마약중독 치료에 대한 우리의 시선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약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마약과 같은 불법 약물들을 일삼는 사람들을 멸시하며 부르는 말이었습니다.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마약을 하는 사람들을 얕잡아보거나, 다른 질환에 비해서 훨씬 안 좋은 시선으로 삐딱하게 보는 것이 오늘의 현실인 것 같습니다. 심지어 질환으로 인식하지도 않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유행어 중에 약빨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런 말은 인터넷 상에서 어떤 동영상이나 드라마, 영화, 웹툰 등의 콘텐츠가 상식을 벗어나는 엽기적인 내용이거나, 얼토당토 않는 막장 스토리가 전개되면 작가가 약빨고만들었다고 하는데, 여기서 약은 물론 마약을 뜻하는 것입니다. 마약을 하고선 제정신이 아닌 상태, 혹은 미친 상태로 이런 엽기적인 내용의 글이나 콘텐츠를 만들었다고 비아냥 거리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또한 비아냥은 아니더라도 뭔가 이상하다고 평가 절하하는 의미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죠.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마약 중독자에 대한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다. 사진출처: 동아일보


이렇게 마약에 대한 시선이 너무 부정적이다 보니까, 실제 어떤 계기로 인해서 마약을 접하게 되고, 그래서 범죄자가 되고, 치료가 필요한 중독 상태에 처하게 되더라도, 선뜻 치료를 받기 위해 나서기가 매우 힘든 상황입니다. 그 결과 국내 치료현황을 보아도 그 실적과 사례가 턱없이 낮은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일반 사람들이 마약중독에 대하여 바라보는 부정적 시선 혹은 선입견 중 하나는 마약중독은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즉 약이나 또는 의료적 기술로 마약중독을 치료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생각이 사람들 사이에 자리잡게 된 이유는 실제로 마약 중독자 혹은 알코올 중독자 등이 중독치료를 받다가 도중에 하차하는 경우 이른바 재발혹은 재범을 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봐왔기 때문입니다.




, 그렇습니다. 마약 중독치료는 재발이 다른 질병에 비하여 많이 발생하는 것이 사실이고, 또한 치료 자체가 대단히 힘든 것도 분명합니다. 이것은 해외 사례에서도 많이 나타난 바 있고, 국내외 많은 의사 및 전문가들도 동의하는 견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마약치료에 대해 조금 다른 관점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마약중독 역시 일종의 만성질환 중 하나라고 인식하는 것은 어떨까요?


대표적으로 당뇨병을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 당뇨병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고, 그래서 증상이 많이 완화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당뇨병은 꾸준한 약물치료와 식이조절상의 관리가 필요한 질환입니다.


당뇨병 치료를 받은 사람이 관리를 소홀히 하면 얼마 후 다시 당뇨병 증상이 재발하거나, 약물 관리가 적절히 이루어지지 못해서 다시 악화가 된다고 해서, 즉 다시 재발하고 지속적 관리가 대단히 어렵다고 해서 치료를 포기할 수 는 없을 것입니다.


마약중독치료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종의 만성질환이죠. 적절한 치료와 꾸준한 관리가 뒤따를 때 진정한 치료와 재활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마약중독도 질환으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미국에서는 마약중독도 다른 만성질환과 같이 취급하고 있고, 그 재발률도 함께 비교하고 있다. 출처: Principles of Drug Addiction Treatment: A research-based guide, National Institute of Drug Abuse, 2012.


하지만 서두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아직까지 국내에서 마약중독자에 대한 일반 시선은 매우 차갑습니다. 질환자로 바라보기 보다는, 골칫덩어리로 인식하고, 하찮은 존재가 말썽을 피운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견해가 너무 팽배해 있다보니, 이들은 더욱 위축되고, 그런 사회적 분위기로 인하여 자발적인 치료로 나아가지 못하게 되고  재사회화도 당연히 더욱 더 어려워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들이 치료와 재활을 통화여 다시 건강한 사회구성원이 되는 것은 마약중독자 개인뿐 아니라 그 가족들의 행복과 직결되는 일이고 사회전체의 행복에도 영향을 미치는 일이라 할 것입니다. 반대로 중독자들을 격리시키고 방치하게 되면, 이들은 계속해서 마약에 빠져들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한 관련범죄도 증가하게 되어 결국 그에 대한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시민들의 몫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우리가 가진 시선을 조금 다른 방향으로 바꾸어 본다면 조금 발전된 방향을 찾아 함께 하는 사회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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