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은 끊을수 있을까?
변호사를 하다보면, 보람을 느낄 때도 많지만, 보람을 맛보기전까지 힘든 시간을 겪을 때도 적지 않습니다.
또한 의뢰인들에 대하여 드물게는 실망감을 느끼거나 배신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언제 그러냐구요?
“변호사님, 다시는 마약을 하지 않을테니 꼭 좀 가족들을 위하여 살 수 있게 하루 빨리 이 곳에서 나갈 수 있도 도와주세요.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이런 간절한 말을 듣고 정말 진심인줄 알고 사건을 진행했고, 나가서는 두 번 다시는 마약을 안하려니 하였는데 또다시 구속되었다는 연락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정말 이들이 마약을 끊는다는 것이 불가능한 일인가 하고 저 역시도 의심하게 됩니다.
정말 마약을 끊을 방법은 없는 걸까요?
마약중독자 자신뿐 아니라 가족들의 노력과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단약하는 것은 분명 가능합니다. 그래서 혹여 단약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신 분들이 계신다면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들을 알려드릴테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우연히 마약을 투약하게 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약에 중독되어 가고 있는 사람이 더 이상 마약을 하지 않고자 하여도 혼자 힘으로는 마약을 끊기가 쉽지 않고 또한 병원을 찾아가 도움을 받고 싶어도 혹여 누군가 신고해서 자신이 처벌을 받지 않을까 겁이 나서 병원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번 용기내 보세요. 분명 노력한 보람이 있으실테니까요. 꼭 단약하시기를 ...
먼저 자발적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관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총 21개의 치료보호기관을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고, 전국적으로는 약 321개의 병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치료기관을 찾는 것을 꺼려하고 있는데요, 그것은 혹시라도 병원 내부의 관계자가 신고를 하거나 마약을 투약했다는 사실이 발각될까 하는 두려움이 있겠지만, 그럴 염려는 없습니다. 과거에는 의사들이 마약중독자 등을 치료할 때는 보고하여야 하는 의무가 있었지만, 지난 2000년 이후로 그러한 의무는 폐지되어서, 이제 비밀 보장 하에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마약중독 치료자들의 비밀 보장돼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이 부분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치료기관을 찾는 것을 꺼리는 것 같은데요, 실제로는 신변을 보장받을 수 있으니 안심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은 전국에 있는 치료보호기관들입니다.
<전국 마약류 중독 치료보호기관 현황>
|
병원명 |
지정병상수 |
비고 |
합 계 |
21개 의료기관 |
321 |
|
서 울 |
서울특별시립은평병원 |
25 |
|
국립서울병원 |
2 |
| |
강남을지병원 |
2 |
서울시 지정기관 | |
부 산 |
부산광역시 의료원 |
2 |
부산시 지정기관 |
대 구 |
대구의료원 |
2 |
대구시 지정기관 |
인 천 |
인천광역시의료원 |
2 |
|
광 주 |
광주시립인광정신병원 |
5 |
|
대 전 |
참다남병원 |
4 |
대전시 지정기관 |
울 산 |
큰빛병원 |
12 |
|
경 기 |
경기도의정부의료원 |
5 |
|
용인정신병원 |
10 |
| |
계요병원 |
10 |
| |
강 원 |
국립춘천병원 |
10 |
|
충 북 |
청주의료원 |
2 |
충북도 지정기관 |
충 남 |
국립공주병원 |
10 |
|
전 북 |
군산의료원 |
1 |
전북도 지정기관 |
전 남 |
국립나주병원 |
10 |
|
경 북 |
포항의료원 |
3 |
경북도 지정기관 |
경 남 |
국립부곡병원 |
200 |
|
양산병원 |
2 |
경남도 지정기관 | |
제 주 |
연강병원 |
2 |
제주도 지정기관 |
자료: 보건복지부, 『2015년 정신건강사업안내』
이 외에도 검찰을 비롯한 사법기관을 통해서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먼저 치료조건부 기소유예제도가 있어서, 검사가 해당 마약사범에게 치료를 받는 것을 조건으로 기소를 유예해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이밖에도 치료명령제도, 보호관찰제도, 교정처우, 치료감호 등 형사사법의 매 단계마다 마약중독자들을 위한 치료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 법체계에서 다양한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는 사실에 놀라셨죠? 그러나 보통 이런 제도의 존재자체에 대하여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인데 그 이유는 이러한 여러 제도에 대한 홍보의 부족과 실질적인 활용의지 부족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특히 이러한 제도들이 잘 활용되지 않는 데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마약중독자의 특성에 대하여 정확한 인식이 이루어지지 않은 탓으로 마약사범들을 범죄자로 보기에 앞서 치료받아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엄한 처벌만으로 마약중독자들을 마약으로부터 벗어나게 할 수 있다면 이러한 제도들을 마련할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현실적으로 엄한 처벌만으로는 마약범죄의 재범을 막는데 한계가 있음을 인식하였기에 치료와 재활을 통하여 마약사범들을 관리하여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 주려하는 것이고 실제로 외국의 경우 치료와 재활위주의 정책으로 전환함으로써 상당한 효과를 거둔 연구결과들이 보고되고 있습니다.
마약은 끊는 것이 가능할까요?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셨을 겁니다. "마약중독은 절대로 고칠 수 없다, 한 번 중독되면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다, 치료 해봤자 소용이 없다" 등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마약 중독 치료에 대하여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마약 중독 치료는 쉽지 않습니다. 단기간에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완전히 불가능한 것도 결코 아닙니다. 즉 단약을 위한 집중 치료를 받도록 하고 이후 지속적인 관리를 통하여 어느 정도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마약 중독을 일종의 만성 질환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될 것입니다. 즉 만약 당뇨병에 걸린 환자가 있다면, 그 사람이 치료를 받아서 증상이 어느 정도 사라지면 치료가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합니다. 그런데 그 이후, 다시 당뇨병 증상이 재발했다고 해서, 그전에 했던 치료가 실패한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만성질환은 약물복용이라든가 건강한 생활패턴 등,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것이지요. 마약 중독도 마찬가지로 접근해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마약 중독 치료에 대하여 비관적인 생각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치료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중독 치료와 더불어 꾸준한 관리가 이어진다면, 마약 없는 인생도 결코 불가능하지 않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마약 중독자들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연락처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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